그 속에 생기는 없더라
“내가 또 보니 그 뼈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그 위에 가죽이 덮이나 그 속에 생기는 없더라” (에스겔 37장 8절)
사랑하던 여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관 속에 보이는 시신의 얼굴은 창백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것은 화장(化粧)한 겉모습일 뿐 몸속에 생기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흙으로 사람의 몸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몸에 생기를 넣어 주심으로 생명의 존재가 되게 하셨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에스겔을 이끌어 골짜기 가운데 두셨습니다. 거기에는 뼈가 가득했고, 그 뼈들은 모두 말라 보였습니다.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라고 주님이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에스겔은,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관 속에 누인 것은, 어떤 그리스 여인이 필로폰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시신입니다. 그녀를 사랑한 남자는 여인에게, 필로폰 투약을 계속 말려왔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죽더라도, 이번 한 번만이라도 주사를 맞고 싶다”라는 게, 그 여인의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남자는 여자의 육체적 미모에 빠져 사랑을 나눴으나, 여자의 영혼은, 에스겔이 골짜기에서 본 말라빠진 뼈들과 같았습니다. 마른 뼈 같은 사람은, 마약에 빠져 허덕거리는 이들만이 아닐 것입니다. 성령의 생기를 받지 못한 사람은 어떤 누구라도 골짜기에 널린 뼈에 지나지 않습니다. 뼈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은, 세상이 희망적이냐고 물으시는 주님의 말씀과도 같습니다.
이 세상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세상 종말에 관한 견해를 피력하는 도인(道人)들도 적지 않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종말 이론에 집착하는 설교자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흔히 성경을 근거로 하여 자기주장을 펼칩니다. 그러나 주장의 사실과 결론은 대부분 자신의 주관적 추론과 경험에 의존되어 있습니다. 성경에 객관적으로 분명히 언급된 내용이 아니라면, 에스겔처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말하는 게 정답입니다.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을 가리켜 ‘현학적(衒學的) 태도’라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는 현학적 태도가 필요치 않습니다. 주님이 아시고 행하실 것을 바라며, 노력하는 믿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뼈들을 향해 대언(代言)하라고, 여호와께서 에스겔에게 명하셨습니다. 대언할 말씀인즉,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생기를 주시는 분은 창조주 하나님뿐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셨고 활동하게 하시며, 영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십니다. 육신의 기능을 못 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영적인 사람으로 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예수께서 병든 자들을 오라고 하신 것은,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영으로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을 부르신 것입니다. 가정이나 나라가 튼튼해지려면, 가정과 나라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건강해야 합니다. 자녀를 잘 먹이고 예방주사도 맞히고 운동도 하게 해서 건강히 키워야겠지요. 더욱이 꼭 해야 할 일은, 영혼을 살리도록 창조와 구원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주는 일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따라, 골짜기의 뼈들이 움직이고 맞추어져 힘줄과 살과 가죽이 생겼으나, 생기는 아직 없었습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다시 말하자, 사방에서 생기가 몸에 들어가 주검들이 되살아났습니다. 만화 같은 얘기이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실제적 권능과 역사(役事)를 보여주는 환상입니다. 예수를 믿고 새로운 삶을 얻는 변화는 만들어진 허구가 아닙니다. 자신이 걸어온 삶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실제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연약한 육체를 건강하게 새로이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성령으로 거듭난 삶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돈, 지식, 지위, 명예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러나 골짜기의 마른 뼈들처럼 생기 없이 방치된다면 사실상 무가치합니다.
당신을 가리켜 골짜기에 흐트러져 있는 마른 뼈라고 한다면, 기분이 매우 나쁠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이 없고 쓰임을 받지 못한다면, 누구라도 그 기분 나쁜 말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뼈들이 맞추어져 있을 뿐 생기 없는 상태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묘를 이장할 때 뼈를 찾아서 나란히 맞추어 놓더라도 그것은 역시 죽은 뼈에 지나지 않습니다. 육신이 살아 있어도 그리스도의 성령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참 생명이 없는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2022년 9월 11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