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사람을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하박국 1장 14절)
하박국 선지자는 신앙의 고뇌를 말했습니다. 고뇌 없는 영혼은 죽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고뇌를 극복하지 못하면 파멸하고 맙니다. 하박국의 결론은, 고뇌의 극복과 승리입니다. 자기들의 힘을 신으로 삼고 죄를 짓는 자들이 허다한 세상입니다. 그들을 세상에 두신 이유를, 하박국은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들이 심판에 처함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경계를 받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선과 악으로 편 가르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하시는 게 아닙니다. 인간 시각으로는 현실의 모습과 상황을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계와 심판은 사람을 위한 목적과 행위인데, 그것들에 불이익이 전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학생들 앞에는 시험이라는 관문이 여러 차례 놓여 있습니다. 시험은 일종의 심판입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실패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학생에게는 시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은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시험 과정이 없다면, 그들은 공부에 소홀할 것입니다. 공부에 소홀한 학생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결과가 불 보듯 확연합니다. 누가 하나님의 백성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것은 하나님만이 알고 판단하실 일입니다. 그렇듯이 학생이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자기 맘대로 합격과 성공만 계획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노력만 기울이면 됩니다.
사람들의 삶을 보노라면, 불의한 세력이 너무나도 성행하는 듯합니다. 세상에는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지만, 부정적인 모습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물의 부패 소멸하는 작용이, 외형적으로 영혼의 부정적인 현상과도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자연은 썩음 속에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킵니다. 반면에 사람의 영혼은 부패한 가운데서 새로움을 낳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의가 만연한 세상을 보면서 절망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박국은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 우리는, 하나님께 열 번이라도 하박국의 말처럼 하소연하고 싶을 것입니다. 따라서 믿음을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낙담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원망 같은 하소연을 하면서도, 하박국이 지닌 의지는 분명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의지입니다. 고뇌하지 않는 삶, 낙담과 좌절을 경험하지 않은 삶이란 도리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의가 무엇인지 알고, 궁극적인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교훈을 따르려는 사람은 비웃음을 받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뺨을 때리는 자에게 왼쪽 뺨도 내밀라고 한다면, 그것은 미친놈의 태도로 보일 것입니다. 오 리를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에게 십 리를 동행한다면, 웃기는 자로 인식되지 않을까요? 세상에서는 당연히 웃기거나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세상에서 살아날 길이 없어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도록 교훈하셨습니다.
모든 행위는 하나님의 심판을 불러옵니다. 삶의 과정에서 수시로 당하는 심판도 있고, 마지막의 대 심판도 있습니다. 하나님도 예수도 믿지 않는 사람은, 심판의 실제를 믿으려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해서, 심판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생사화복의 한 조각 한 조각은 우연의 사건들이 아니라, 만유 주에 의한 판단의 과정입니다. 거기에 사용된 도구가 사탄입니다. 사탄은 자기 활동에 절대 치중합니다. 그들의 열정은 예수 믿는 이들이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TV 시청을 즐겨합니다. 그러나 TV 시청을 통해서 얻는 이득과 아울러, 자기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에 처하지 않도록 그리스도 복음의 삶에 정진해야 합니다.
하박국은 사람들의 실태를 바다의 고기나 통치자 없는 벌레에 비유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사탄의 낚시와 그물에 걸려 영혼을 빼앗깁니다. 그런데 사탄은 기뻐하고, 뭇 영혼을 탈취한 그물과 투망에 환호를 보냅니다. 사람은 통치자 없는 벌레로 여겨질 만큼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에 의하여 거듭난 인생은 세상에서 주님이 다스리시는 가장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는 불의한 사탄에게 종속되지 않으며, 공격받아도 전능자의 보호로 안연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월 22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