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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속의 여인

쿠노Koonoh 2023. 2. 19. 15:15

이 에바 가운데에는 한 여인이 앉았느니라 하니 그 때에 둥근 납 한 조각이 들리더라” (스가랴 57)

 

스가랴는 기원전 6세기 말에 활동한 선지자요 제사장입니다. 그는 BC 538년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 후, 이스라엘의 희망적 미래를 예언하였습니다. 그는 학개 선지자처럼 성전 재건을 부르짖었고, 메시아의 구원을 대망(待望)했습니다. 본문 내용은 스가랴가 본바, 에바 속에 있는 여인에 대한 환상(幻想)입니다. 스가랴는, 천사, 에바, 여인, 둥근 납 조각 등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여인이 에바 속으로 던져지고, 납 조각이 아귀를 막았으며, 에바는 시날 땅으로 옮겨지리라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그에 앞서, 저주의 글이 적힌 두루마리가 불의한 자의 집에 들어가 사르리라고 했습니다.

 

스가랴는 바벨론에서 태어나 포로 생활을 겪은 사람으로서, 바사 왕 고레스의 칙령으로(대하 36:22~23) 예루살렘에 돌아왔습니다. 유대인의 바벨론 포로 기간을 50년 또는 70년으로 표시합니다. 고대 역사의 연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므로, 개략적인 수치가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50년과 70년은 서로 상당한 차이의 기간입니다. 50년이란, 유다 왕국의 멸망 BC587부터 BC538 첫 번째 귀환 때까지입니다. 그리고 70년이란, 느부갓네살 원년이자 유다의 여호야김 왕 4년쯤인 BC605 유다 백성의 1차 포로 때부터 스룹바벨 당시인 첫 번째 귀환 때까지입니다. 스가랴의 출생 연도를 알 수는 없으나, 바벨론에서 출생한 그는 예루살렘에 돌아와 BC515경에 완료된 성전 재건의 기간에 활동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건축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은 BC957 솔로몬 왕 치세 때, 두 번째는 BC515경 스룹바벨 총독 때, 그리고 세 번째는 BC20 헤롯 왕에 의한 스룹바벨 성전의 재건축이었습니다. 솔로몬의 첫 번째 성은 BC586 바벨론에 의하여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룹바벨의 두 번째 성전은 AD70 로마 군에 의하여 파괴되었습니다. 스가랴도 학개 선지자처럼 성전 재건을 말했으나, 그는 메시아를 대망하는 영적 구원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나무 돌 등의 좋은 소재로 자기 집을 지으면서도 성전을 소홀히 하는 자는, 도적이나 불신앙의 사람처럼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육신의 소욕(所慾)이 좇아가던 것들은, 하나님의 법에 따라서 언젠가 모두 소멸할 것입니다.

 

에바(Ephah)는 부피를 나타내는 단위 중 하나로서, ‘바구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분량으로는 약 22리터 정도의 한 바구니를 표시합니다. 스가랴가 천사에게, 에바를 가리켜 저게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천사는, 그것이 에바 즉 바구니(Basket)라고 답했으며, 온 땅의 사람들에게 편만한 죄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바구니 속에 사람의 죄가 가득 들어 있다는 뜻의 표현일 것입니다. 바구니의 아귀는 납 조각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납 뚜껑이 열리자, 바구니 속에 한 여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천사가, 이것은 사악함이다 라고 말한 후, 여자를 바구니 안으로 밀어 넣고 납 뚜껑을 닫아 버렸습니다. 또다시 바라보니, 두 여인이 나타났는데, 그들은 황새 같은 날개로 바구니를 들어 올렸습니다.

 

스가랴가 천사에게 바구니를 어디로 가져가느냐고 묻자, 천사는, 시날 땅에 집을 지어, 거기 갖다 놓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시날 평지는, 일찍이 함의 손자 니므롯이 나라를 건설했던 곳으로(10:) 고대의 융성한 역사를 이루었던 대표 지역입니다. 니므롯의 나라, 바벨 탑의 건설, 느부갓네살의 흥왕, 다니엘과 세 친구가 시종으로 머물던 왕궁, 이 모든 일들이 시날 땅에서 일어났습니다.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에덴동산이 위치했던 곳으로, 소개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고대의 모든 역사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거기는 지금 폐허의 흔적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사람은 죄를 지녔고, 문명의 발전은 죄악을 양산하며, 결국 폐허로 사라집니다.

 

천사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는 영물, 에바는 바구니, 사람의 죄가 에바에 모두 담겼습니다. 납덩이는 팽대한 죄를 누르는 힘입니다. 시날 땅으로 옮겨진 에바는 죄의 전당(Temple)입니다. 우상 숭배의 나라들인 우루크, 니푸르, 니느웨, 바빌론, 아카드, 우르, 앗시리아 등, 모두가 사라졌고, 이제 인본주의로 죄가 만연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죄 때문에 옮겨진 이들이 번성할지라도, 때가 되면 노아 홍수의 때처럼, 그리스도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2023219,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