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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가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쿠노Koonoh 2023. 5. 14. 07:50

엘가나는 라마의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그 아이는 제사장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기니라” (사무엘상 211)

 

한나는 믿음의 훌륭한 어머니였습니다. 자식은 태의 열매로서, 하나님이 가정에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남녀가 합하여 이루어진 가정에서 자식을 생산하는 것은 기본적 책무입니다. 자녀가 없는 가정은 다른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슬픔의 그늘이 사라지지 않습니. 한나가 자식이 없어 애태우면서, 여호와께 간절히 기도하여 얻은 아들이 사무엘이었습니다. 그녀의 훌륭함은, 아들을 얻기 위해 기도했다는 사실보다도, 얻은 아들을 하나님께 바쳤다는 데 있습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위대한 역할을 하였고, 왕국이 시작되는 터를 닦았습니다.

 

한나의 남편 엘가나는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에브라임은 요셉의 차자(次子)였으나, 할아버지 야곱에게서 장자 축복의 기도를 받았습니다. 엘가나의 아내 중 브닌나는 자식을 낳았으나, 한나에게는 한동안 자식이 없었습니다. 엘가나는 한나를 더 사랑하였으나, 자식이 없었던 한나는 남편의 특별한 사랑에도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자식은 태()의 열매로서, 부모에게는 즐거움의 대상입니다. 자식이 불효하여 부모를 힘들게 하거나, 심지어 부모를 해치는 일도 없지 않은 세상입니다. 그런 사건은 현시대에 새롭게 나타난 현상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이 어렵고 자식에 대한 재미를 보기 힘든 세상이라도,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창조와 구원의 주님이 원하시는 뜻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한나의 기도 내용인즉, 먼저, 여호와 하나님은 거룩하고 전능하신 구원자이심을 고백하였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기도의 기본자세입니다. 히브리서 116절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합니다. 복을 받고 싶은 생각은 있어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믿음이 없으니, 올바로 기도하지 못한 채 사심(私心)에 젖어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육신의 욕심과 염려에 젖어 생활하게 됩니다. 한나의 기도는 자식을 얻으려는 바람이었지만, 자식을 통해서 육신의 위로를 얻으려는 수준의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아들을 하나님께 바쳤다는 사실에서, 한나의 기도가 소욕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나는, 여호와의 허락하심만 있으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 가운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빈부, 자녀, 생사여탈, 질곡과 변화, 이 모든 문제가 전능자의 손에 달려 있음을, 그녀는 고백하였습니다. 원하는 무언가를 당장 얻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기도할 때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해도 도무지 모르겠다 싶으면, 우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기도하십시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우리 생각의 잘잘못을 아시며 적절히 맞추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8:28) 이를 알기 때문에 고통 중에서도 감사로써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호와는 만물의 주님이시면서 특별히 거룩한 백성의 보호자이심을, 한나는 확신했습니다. 악이 횡행하는 세상일지라도 우리가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선과 악에 대한 모든 것을 주님이 다스리신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기독교인들의 편협한 부류를 보면, 하나님이 기독교인의 주님이시라는 생각 때문에 현실을 극단적으로 분리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반대로 구원의 특별한 은혜를 아예 모른 채 보편적 도덕성의 구원만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이 두 부류 가운데 어느 한쪽에 속한 이들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연 만물을 주신 일반 은총의 주님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한 특별한 구원을 주신 주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구원의 주님을 영원히 찬양하되, 현실에 대한 적극적 삶에 소홀하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한나는 대단한 여인이었습니다. 사무엘이 젖을 뗀 후에 곧, 엘리 제사장을 찾아가 아들을 맡겼습니다. 소원한 기도를 응답해 주신 주님께, 약속했던 대로 아들의 평생을 바쳤던 것입니다. 오늘은 어버이 주일로서, 한나의 믿음과 헌신을 생각하며 각오를 새롭게 합시다. 한나처럼 살지 못하였기에 후회막급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나마 철이 든 믿음으로 기도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한 사람으로서 삶을 바치는 부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3514,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