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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헛되도다

쿠노Koonoh 2020. 11. 1. 16:3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2)

 

추수하는 이 좋은 때에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제목을 들으니 힘이 쑥 빠져버리지 않습니까? 뭐든지 이왕이면 희망의 긍정적인 표현이 바람직할 텐데 그 반대의 표현을 앞세워서 우선 미안합니다. 희망과 격려의 중요성이 크지만, 그것으로 완전한 결말을 가져오게 하지는 못합니다. 참되고 완전한 힘은 언제나 바닥을 친 다음에 솟아오릅니다. 솔로몬은 부정의 말을 시작으로 하여 결국에 완전한 희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리스도의 구원과 믿음의 소망은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결과로서, 예수는 헛된 인생에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성경 본문의 내용에 따라 헛되다는 얘기를 실컷 해보겠습니다. 헛되다는 말을 반복한 솔로몬의 처지가 어떠했던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지혜와 부, 명예와 권세, 그리고 쾌락까지도 모두 가지고 경험했던 사람입니다. 아마도 역사상 솔로몬만큼 현실의 복을 누렸던 인물은 없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모든 것이 헛되다는 말이 연거푸 나왔으니 그 의미를 신중하게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가 헛되다고 말한 데에는 어떤 전제가 빠져 있고, 세상사를 단순한 눈으로 바라볼 때 모든 게 헛되다는 뜻입니다.

무언가 해보지도 않고서 헛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절망적인 피해의식입니다. 열심히 일해보지 않고서 일해봤자 소용없다고 말하거나 싸워보지 않은 채 싸워 뭐하겠냐고 하는 자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모든 수고를 땀 흘려 해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나님이 사람에게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에덴동산에서는 스스로 아무런 일도 할 필요가 없었지요. 아이가 엄마의 태중에 있을 때는 거기에 그냥 머물러 있으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에덴동산을 나왔을 때는 사정이 달라져 이젠 땀 흘려 일해야 했습니다. 흙을 일구고 힘들여 사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르는 일입니다. 그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헛된 것이나, 새로운 희망도 알지 못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법칙에 따라서 운행하고, 사람도 한 세대가 가고 다른 세대가 이어 다시 옵니다. 조금씩의 부분적인 차이가 있기는 해도 모든 피조물의 변화는 여전히 반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사람에게서 비롯됩니다. 사람이 아닌 피조물에서는 단순한 변화 외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있는 대로 놓아두고, 되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사람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로 들어도 만족하지 않으니 문제요, 결국은 삶이 허무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해 아래에서 완전하게 새로운 것이란 전혀 없습니다. 소극적 의미에서 새로운 것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소위 변화와 발전이라는 것들은 그 소극적인 새로움을 의미합니다. 자연과학의 발전이란 하나님의 것을 밝히고 활용하는 변화입니다. 노벨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서,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공헌한 연구자들과 공익의 실천자들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노벨상에서도 인간의 영적인 공헌을 가려내고 시상하지는 못합니다. 영적인 문제는 해 아래에 있는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롭게 하는 일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첫 번째 왕후 유씨 부인은 40대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15세에 부인이 되어 30여 동안 왕건과 살면서 현숙하고 덕스러운 인품의 반려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면서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고 실토하였습니다. 그 생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말했을까요? 그것은 성경 말씀에서뿐 아니라 사람들 대부분의 고백입니다.

 

요즘 코로나 문제로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긴장되고 피폐해져 갑니다. 모든 게 헛되다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버리십시오. 요즘 조금 심해졌을 뿐이지, 세상은 원래부터 그랬으니까 이상하거나 놀랄 일은 아닙니다. 세상과 인생의 바닥을 치는 순간은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기회입니다. “모든 것이 희망이다!” 이렇게 외치십시오.

 

(2020111,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