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설교

가이사의 것

쿠노Koonoh 2021. 1. 24. 17:19

가져왔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 이르되 가이사의 것이니이다” (마가복음 1216)

 

가이사는 로마 제국의 황제라는 명칭이고, 세속 나라의 권위를 대표하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가이사를 두려운 대상으로 섬겨왔습니다. 가이사 또는 임금에 대한 섬김은 권력을 가진 대상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군중들은 로마 제국의 통치하에서 세금 납부의 과도한 부담을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유대인으로서 각종 헌금과 성전 세를 부담하였습니다. 그리고 천국 복음을 전하는 예수를 넘어뜨리려는 세력은 유대교의 바리새인뿐 아니라 헤롯당에도 있었습니다.

 

왕처럼 군림하는 세력은 과거 씨족사회와 부족사회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에까지 내려왔습니다. 힘이 있는 자는 무력으로 영역을 차지하여 거기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다스렸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살기를 좋아하지만, 사회에 속하여 살아야 하므로 지배자의 세력을 도외시할 수 없었습니다. 지배자는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 법과 제도를 만들고 백성들에게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불행히도, 지배자들 가운데 정의롭기보다 이기적이고 불의한 자들이 더 많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권력은 하나님의 창조와 명령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 만물과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자연 만물을 다스리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가리켜 불의한 세상 권력의 창시자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불의를 행하고 악한 무력으로 사람을 다스리라고, 하나님이 명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명하셨고 그 명령을 사람이 따랐으나 불의를 행한 것은, 사람의 자의적인 책임입니다. 그처럼 중간에서 사실을 호도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사탄의 악한 짓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현실은 총체적 난국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세력도 언제나 여전합니다. 사탄이 바리새인과 헤롯당의 사람에게 들어가서 예수를 책잡으려고 수작을 벌였습니다. 바리새인은 유대의 철저한 율법주의자들이고, 헤롯당은 헤롯을 따라 친 로마 성향을 지닌 유대의 반 민족주의자들입니다. 그들이 거론한 주제는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게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였습니다. 사탄은 정당방위의 태도를 보이기보다 간접적이고 은밀한 책략을 좋아합니다. 무엇이나 숨기고 비겁한 방식으로 남을 해치려는 것은, 선한 방식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그런 것을 배우기에 급급합니다. 음모와 술수와 배반과 복수 같은 것들은, 사탄의 종자들이 보이는 행태입니다. 예수님을 욕보이려는 그들은 예수를 칭찬하는 말을 앞세워 가이사의 세금 문제를 질문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시커먼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셨고, 명확히 대답해 주셨습니다.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다가 보이게 하신 예수님은, 은화에 새겨진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 물으셨고, 그들은 가이사의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데나리온 동전은 로마의 은화로서 당시 그리스의 드라크마와 거의 같은 가치를 지녔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은 3.8g으로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하였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성도는 두 개의 나라에 각각 속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두 나라는 동일 성격의 나라가 아닙니다. 하늘나라는 영적 차원의 나라로서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입니다. 지구상에 있는 나라는 언젠가 사라질 이 세상의 나라입니다. 하나님께 드릴 세금이 있거니와, 세상 나라에도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합니다.

 

예수를 책잡으려는 자들은 어리석은 질문을 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것과 가이사의 것은, 상충하지 않습니다. 가이사의 것은, 로마 나라가 정한 법규의 세금입니다. 하나님의 것은, 개인의 몸과 마음과 재산과 자녀와 직장 및 재능과 기술 등등, 모든 것입니다. 가룟 유다는 하나님의 것을 훔치고 죽었습니다. 십일조 헌금은 하나님 것 중 극히 일부를 드리는 표시에 지나지 않습니다.

 

(2021124,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