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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를 경(輕)히 여기지 말라

쿠노Koonoh 2021. 5. 9. 16:21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잠언 2322)

 

오늘은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효도를 다짐하는 주일입니다. 짐승과 사람의 차이점은, 사람이 부모를 알고 공경한다는 사실입니다. 새끼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사람과 짐승에게 공통입니다. 그러나 부모에 대한 공경은, 짐승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서는 부모를 공경하도록 확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개인주의의 신장(伸張)으로 부모조차 무시하는 경향의 인간성이 두드러져 있습니다. ()으로 말하자면, 도덕을 포기한 짐승 인간성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십계명에서 인간을 향한 여섯 가지 가운데 첫 번째로 부모 공경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이로써 부모 공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만큼, 또한 사람들이 그 계명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짐작할 만합니다. 일부러 주의시키지 않아도 잘 지킨다면, 굳이 교훈할 필요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부모 공경은 하나님 경외와 연결된 문제입니다.

부모 공경에 어떤 조건도 붙여져서는 안 됩니다. 부모이니까 자식의 당연한 의무로서 부모님을 공경해야 합니다. 자기의 근원이므로 그들을 존중하여 받들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다면 조상들을 섬기는 것은 왜 금해야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부모가 자기의 근원이라면 조상들이 근원이라는 말 또한 당연히 옳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조상을 섬김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부모는 지금 살아 계신 인격체로서 존중되어야 하지만, 조상들은 이미 고인으로서 하나님의 주권 영역에 속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생존하신 이에게 인사를 하거나 그를 받들어 모시는 일은 인격체로서 예우하는 행위입니다. 그렇지만 고인을 모시는 제사 행위는 하나님의 계명을 따르지 않는 일입니다. 마음으로 고인을 기억하고, 교훈이나 행적을 되새기는 추모는 바람직합니다. 그 범위 안에서의 조상에 대한 예우는, 해도 괜찮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선 제사 행위는 십계명의 둘째 명령에 준거하여 금지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기의 근원으로서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의 조상인 아담에게 이르게 되고, 결국에는 창조의 하나님께 도달합니다. 따라서 부모 공경은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최종의 목표를 향해 주어진 계명입니다.

요즘 어떤 결혼식에는 부모 없이 신랑 신부가 단독 입장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간단히 생각하여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성 상실의 아주 몰상식한 막장 행위입니다. 부모가 안 계신다면 부모를 대신하는 분이라도 그 자리에 세워야 합니다. 자기의 뿌리를 보여주는 것이고, 향후 남편과 함께 독립할 것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부모의 존재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부모를 즐겁게 해드리는 게 자식으로서 사람의 본분입니다. 부모님은 자기를 낳아 주신 분, 그 자체로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자기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었으니까 부모이고, 돈이 없거나 관계가 소원하면 부모도 아니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장애가 있더라도 무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 존중은 인간 도덕의 기본이므로 어떤 이유로든 무시돼서는 안 될 일입니다. “내 아들아 네 마음을 내게 주며 네 눈으로 내 길을 즐거워할지어다.”라고 잠언 2326절에 분부합니다. 자식이 애틋한 마음으로 부모를 바라보며 부모의 말씀을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곧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박대하는 것은, 몹쓸 짓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부모를 가볍게 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미를 기쁘게 해드리지 않는 자는, 이생과 내세에 복 받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부모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예수를 믿는 기회와 시간도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한정적입니다. 예수 안에서 부모 존중하기를 소홀히 하지 맙시다.

 

(202159,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