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으로 건축하는도다

“시온을 피로, 예루살렘을 죄악으로 건축하는도다” (미가 3장 10절)

 

미가 선지자는 유다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과 회복을 예언했습니다. 심판의 대상은 부패하고 타락한 지도자들이었고, 회복될 이들은 경건하고 신실한 백성이었습니다. 지도자는 정의에 따라야 하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안 그렇던 사람들도 어떤 자리에 앉기만 하면 변절하는 듯합니다. 일반 정치인뿐만 아니라 종교 지도자들마저 그렇게 속화하니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영적인 캄캄함이 임하고, 그들이 머무는 예루살렘에는 죄악이 넘칠 것입니다. 지금의 교회 상황이 그때의 예루살렘과 같다고 하면, 틀린 말일까요?

 

선지자가 유명하든 무명하든, 역할의 중요성은 모두 같습니다. 구약성경의 대소 선지자 구분은, 수록된 성경의 분량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 원칙에서, 신약의 바울을 대 사도로, 베드로를 소 사도로 지칭해도 될까요? 그러나 그러한 구분과 명칭은 후대인의 주관적 기준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미가 선지자라고 해서, 이사야나 예레미야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종으로서 말씀을 전하는 권위는, 모든 선지자에게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교회가, 목사가, 사회와 지도자와 백성의 부패 및 타락을 지적하는 것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올바른 지도자라면 손해와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어떻게든지 자리를 차지하려고만 하지, 정의를 실행하는 지도자는 찾아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올바른 지도자는 선을 좇고 악을 미워하며 백성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평화스러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어도 응답받지를 못합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이시므로, 악인의 요구를 들어주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교회 지도자가 올바르지 못하다면, 어디서 무슨 희망인들 기대하겠습니까? 거짓된 지도자들, 즉 삯꾼 목자는 백성을 농락하고 현혹합니다. 그들은 습관적으로 항상 화평을 외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난 게 아닌, 거짓된 평화입니다.
참된 평화는 예수 성령에 의하여 주어지는 것으로, 돈으로 살 수 없으며 변질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거짓 지도자들이 외치는 평화는, 그들의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가야만 생성되는 평화입니다. 뭔가 먹을 것이 없으면, 미움과 원망과 독설이 터져 나옵니다. 그것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 평화일 뿐입니다. 장사치들이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입술에 바른 아양을 떨다가, 물건을 사지 않은 채 가버리면 뒤에서 욕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복음의 일꾼이라는 자가 그런 행태를 보인다면, 그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지도자는 밤과 어둠을 만나고, 이상을 못 볼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빛이 없이 지내는 우매한 사람이니까요.

하나님의 빛은,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빛입니다. 요한복음 3장 19절에,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둠에 속해 있으므로 빛이신 그리스도를 스스로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은 자이므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따라서 빛의 삶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지자가, 주님의 종이 하나님의 빛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게 될 말이겠습니까? 하나님의 응답을 얻지 못하는 지도자는 생명 없는, 죽은 지도자입니다. 그런 자들은, 애굽의 바로 왕 앞에 있었던 마술사들처럼 불의한 술수를 부릴 따름입니다.

 

정의를 미워하고 정직한 것을 굽게 하는 자들은, 시온을 피로, 예루살렘을 죄악으로 건설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뇌물, 삯, 돈을 따르면서, 여호와께서 자기들과 함께하신다고 허풍을 떱니다. 또한 재앙이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합니다. 그러나 죄악으로 건축된 성은, 결단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거룩한 약속의 도성인 예루살렘이라도 무너지듯이,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이름을 내세워도, 거짓된 이들은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2022년 12월 4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