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이름이 기록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다 그 짐승에게 경배하리라” (요한계시록 13장 8절)
이런 제목을 들으면,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고 비웃을지 모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짐승에게 경배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온당치 않은 말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자신을 모른 채 사는 게 사람의 어리석은 실상인 것 같습니다. 요한계시록 13장에 등장하는 짐승들은, 바다에서 나오는 것과 땅에서 올라오는 것입니다. 두 짐승은 그리스도의 성도들을 핍박하는 사탄의 세력들입니다. 용은 상징적 동물로서 사탄을 의미하고, 사탄은 영물이므로 사람들 속에 들어와 괴롭히고 여러 방법으로 세상을 어지럽힙니다.
사람이 본래 만물의 영장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사람과 만물을 지으시고, 사람에게 만물을 다스리도록 권세를 주셨습니다. 만물에 대한 권세를 위임받은 주인이 짐승에게 경배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짐승에게 절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한다면, 당연히 어이없이 들리겠지요. 세계인의 신앙문제를 모두 거론할 필요 없이, 한국인의 생활에 관련된 십이지신(十二支神)을 보면 짐승숭배의 사상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염소, 원숭이, 닭, 개, 돼지는 땅을 지키는 열두 수호신으로 상징됩니다. 그 열두 동물은, 사람의 출생 연월일시를 따져 운세를 판단하는 역학적 근거입니다. 그 짐승들을 숭배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들과 사람들의 관계는 운세를 점치려는 생활문화에 스며있습니다. 그토록 어리석은 게 사람입니다.
龍도 십이지신 중의 하나인 동물이지만, 실존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십이지신의 역학은 동양적 사상에 속하고, 용은 상서로운 동물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내용의 용은 사탄의 상징이고, 그리스도와 성도를 대적하는 최고 존재입니다. 사탄은 하나님을 수종하는 천사였으나, 스스로 높아지려는 욕심 때문에 하나님의 대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사탄은 불의로써 세상 끝 날까지 사람들을 미혹할 것입니다. 사탄은 대리자들을 세워 활동하고, 또한 매우 교활하여 약하거나 악한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내려 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탄의 역할을 맡은 한 짐승이 바다에서 나타나 활동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 짐승에게는 열 뿔, 일곱 머리가 있었습니다. 뿔마다 면류관이 있었으나, 머리들에는 참람한 이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뿔은 왕의 권세 같은 것을 상징합니다. 머리가 일곱인 것은, 마치 하나님의 권세인 것처럼 하늘과 땅의 통치 권력을 가진 자로 위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일곱 머리와 열 개의 뿔은, 붉은 용(계12:3)의 모습과도 같은데, 열 뿔 역시 세상의 영화를 모두 차지한 상징적 표현으로서, 사람들이 그 앞에 굴복함은 당연합니다.
그들의 머리에 참람한 이름들이 적혀 있음을 볼 때,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훼방하고 그리스도를 대적하려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들은 온갖 방법을 통해서 세상을 미혹하여 목적을 이루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사탄의 권세를 물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각 족속과 방언과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받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권세는 돈과 명예와 지위와 정욕에 관한 모든 것들이니만큼, 사람들은 도저히 그 권력을 무시하거나 물리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리스도의 사람들만 거기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이란,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생명책에 창세 이후로 녹명된 자들입니다.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생명책은 하나님의 구원에 해당하는 자들의 이름이 적힌 책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에 살면서도 하늘나라의 국민입니다.
성도의 세상살이는 상반된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사로잡고 잡히기도 하는 세상, 죽이기도 죽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천국백성이므로 세속적인 방법으로 세상살이를 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요구됩니다. 짐승에게 경배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불가한 일입니다.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이라면, 사탄의 궤계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2019년 12월 1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한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급한 자와 어눌한 자 (0) | 2019.12.22 |
---|---|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 (0) | 2019.12.15 |
너로 번성하게 하리라 (0) | 2019.12.08 |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 (0) | 2019.11.24 |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0) | 2019.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