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천 선생의 아들 문희주(제주문협 평론분과위원장, 구좌문학대학장), 세영(전 제주세관장), 세철(자유기고가) 삼형제가 아버지 탄생 백주년을 맞아 아버지를 기리며 생전에 힘겹게 살아오신 흔적과 함께 지냈던 동네 후배, 제자 등의 뜻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펴냈다.
아들 삼형제는 “삼가 이 책을 탄생 백 년을 맞는 아버지 문두언과 어머니 김덕민 전에 올리며 함께 하였던 동료 교사〮제자들, 동네 분들과 일가와 믿음의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라며 ‘헌사’에서 밝혔다.
이번에 펴낸 ‘백천 문두언 평전’에는 ‘헌사’를 시작으로 아버지가 타고 일본을 다녔던 연락선, 부모님 영전, 묘 사진과, 한곬 현병찬 서예가의 축글, 채바다 시인과 김정파 시인의 축시, 프롤로그: 백천의 호와 평전의 배경 등이 앞면에 자리 잡았다.
이어 ‘ᄀᆞ는 곳 추억’ 편에 ‘언덕 위에 작은 집’ 등 9편, ‘전쟁의 쌍곡선’편에 ‘오사카 고학생의 주경야독’ 등 11편, ‘풍파에 띄운 배’ 편에 ‘야학교사 중에 받은 선물’ 등 15편, ‘그곳에 서면 등대가 보인다’ 편에 ‘쌍육년 아리아, 성안 탐방기’ 등 12편, ‘기다리는 마음’편에 ‘진인사대천명-네 번째 위기’ 등 13편, 후미에 ‘에필로그: 우공이산의 교훈’ 백천 선생의 자료, 약보약력, 세화마을 스토리텔링 순으로 수록됐다. 이 속에 백천 선생의 후배인 고성중(전 제주아라중 교장), 박재형(전 백록초 교장. 현 제주문인협회 회장) 선생의 글도 눈길을 끌었다.


책 내용 중 한 편을 소개한다.
“백천은 고심 끝에 오사카~세화(제주)간 연락선을 타고 고향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학도병으로 끌려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가질 때쯤, 일본군에 붙잡혀 꼼짝없이 징집 당하게 되었다.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던 트라우마의 시절이었다. 전쟁터에서 반년을 지날 즈음, 전지에서 해방을 맞아 귀향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정은 나아진 게 없었다. 불과 3년이 안 되는 해방공간에 제주도는 4.3의 풍랑 속에 휘말리게 되었다. 모처럼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는 기쁨은 잠시였다.”
“1947년, 학교에서 숙직을 하던 날, 죽창을 들고 온 좌익청년들에게 등사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좌익들의 끈질긴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결국 이런 일을 당하게 된 것이다. 4.3의 풍랑을 피하여 탈출하기로 하고 성산포에서 떠나는 어선을 타고 죽음의 땅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그렇게 피신하여간 나주에서 다시 여순반란사건에 휘 말리게 되었다.”
“죽음의 파도를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여순반란사건이라니… 다급해진 나주 땅에서 다시 보따리를 싸야 했다. 백천은 만삭된 아내와 함께 목포~제주간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고향 땅 제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행원고등공민학교 교장대리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6.25 전쟁이 발발하고 제자들은 전쟁터로 떠나고 학교도 위기를 맞아서 떠나야만 했다.”
본문 中 ‘트라우마의 변주곡’ 전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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