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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태어난 남자를 계수하라

쿠노Koonoh 2023. 5. 28. 14:24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의 처음 태어난 남자를 일 개월 이상으로 다 계수하여 그 명수를 기록하라” (민수기 340)

 

남녀노소의 개인적 인권의 보편성이 강조되는 현 사회입니다. 한국의 전통적 인식으로 남자나 노인의 권위를 내세우면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는 현실입니다.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교회에서 예수 구원의 절대성을 주장해도 반박을 초래할 만큼 신앙의 분위기가 달라진 세상입니다. 레위기나 민수기만큼 재미없어 보이는 성경도 없는 듯합니다. 백성의 수효나 제사의 설명이 반복된 성경 내용에서 지루함을 느낍니다. 또한 성전과 레위인의 역할이 너무 강조되는 듯하여, 얼른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분이 아닙니다.

 

변화가 급속하고 발전이 클수록 중심을 굳게 다잡아야 합니다. 중심을 잡는 문제는, 개인이나 국가나 세계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은 국가나 세계의 모든 사회를 구성하는 주체입니다. 따라서 개인을 교육하는 일이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우주와 세계를 헬라어로 코스모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인간을 가리켜 소우주(小宇宙) 즉 마이크로코스모스라고 칭합니다. 사람 속에 세계와 우주에 대한 열쇠가 들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표현입니다. 우주는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질서는 창조로 시작하여 구원의 섭리와 함께 진행됩니다. 그 속에 이스라엘성전그리스도그리고 교회가 존재합니다. 본문의 레위 사람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맏아들과도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처음 태어난 남자를 대신하여 레위인을 하나님께 돌리라고, 하나님이 명하셨습니다. 또한 가축 중에서 처음 태어난 것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처음 태어난 자식을 소중하게 여김은 사람들의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생각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인식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기존 인식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애초에 하나님이 사람에게 요구하신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인식 변화는 개인의 인격 존중과 평등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개인 인격권의 신장, 이 얼마나 훌륭한 주장입니까? 그러나 이면에 숨은 문제점은, 그들이 창조주가 명하신 본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외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맏이를 가리켜 내 것이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맏이가 아닌 것은 하나님의 소유가 아니라는 말일까요? 실은, 하나님의 소유가 아닌 게 세상에 없습니다. 헌금 가운데 십일조를 내는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점이 있습니다. 십일조는 하나님의 소유로 구별된 돈이라는 생각입니다. 아주 훌륭한 생각 같은데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니, 의아합니다. 십일조를 하나님의 돈으로 생각하는 협의적(狹義的) 이해도 옳지만, 모든 돈이 하나님에게서 주어졌다는 넓은 이해가 먼저 중요합니다. 자식이나 가축의 맏이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협의적 의미와 넓은 뜻을 함께 이해하는 믿음의 태도가 꼭 필요합니다. 그러면 생각과 행동에서 질서의 왜곡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맏이는 기력의 시작과 새로움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남보다 기대받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수할 가능성이 큰 자리입니다. 책임과 기대가 함께 주어져 있습니다. 창세기 493절에,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라고 야곱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르우벤은 서모(庶母)인 빌하와 통간(通姦)하는 큰 패륜을 저질렀습니다. 그 때문에 르우벤은 축복은커녕 저주받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레위인은 이스라엘 전체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움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하여 희생 제물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교회의 지체들로서, 세상의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는 영적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처음 태어난 남자를 계수하라라는 말은, 하나님께 무엇을 얼마나 구별해서 드려야 할지 확인하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철없이 죄짓는 사람들을 위하여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습니다.(5:7) 교회의 지도자는 예수님을 따라서, 자신이 청산할 죄인인 듯이 교인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합니다.(13:17)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뭇 영혼들의 영적 무지와 방황이 그리스도의 구원으로 해결되도록, 문제를 확인하고 기도하는 희생 제물이 되어야 합니다.

 

(2023528,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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