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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도다 이곳이여

쿠노Koonoh 2019. 12. 29. 16:53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창세기 2817)

 

오늘은 금년을 보내는 마지막 주일입니다.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난 야곱의 실존적 고백을 통해 교훈을 받으려고 합니다. 야곱은 형 에서에게서 장자권을 빼앗고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야곱은 에서의 복수가 두려워 피신하여 외삼촌 라반이 사는 하란 땅 밧단아람을 향해 갔습니다. 광야에서 잠을 자던 야곱은, 하늘에 닿은 사닥다리에 하나님의 사자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나타나신 하나님은, 야곱에게 이루어질 자손의 복과 함께 어디든 동행하여 주실 것을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한 해의 시간이 어쩌면 그렇게도 빨리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든 매년 느낄 만한 일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후회스럽거나 하지 못한 일들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으니 더욱 조급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광야를 지나던 야곱처럼, 걱정스럽고 피곤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우리는 늘 억눌림을 당해왔습니다. 인생은 광야를 걸어가는 여행객 같으며, 벗을 수 없는 불안 가운데서 언제나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곱처럼 하나님을 만나는 실존적 시간이, 내게 언젠가 필요합니다.

야곱이 꾼 꿈의 장면은 사닥다리, 하나님의 사자, 여호와 하나님입니다. 사닥다리는 땅 위에 세워져 하늘에 닿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사닥다리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에 서신 하나님은 야곱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고독한 심경을 벗어나지 못하여 자살에까지 이르는 것은 혼자라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람끼리만 생각하면 누구나 혼자라는 게 맞습니다. 부모라 해도 부모 개인의 처지가 혼자이고, 형제라 해도 각기 혼자라는 게 사실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아무리 위하더라도 자식의 인생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형제나 가까운 친구끼리도 남의 인생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게 인생인데, 자기만 고독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무의미한 사실 때문에 고민하고 자살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합니다. 출구가 어디인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조차 하기가 싫다면 살 자격이 아예 없는 것이니까, 일찌감치 인생을 마감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람끼리는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지만, 사람은 혼자가 아닙니다. 야곱이 광야에서 깨달은 사실이 그것이었습니다. 광야의 야곱에게는 아버지 이삭도 어머니 리브가도 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형 에서는 자기를 죽이려고 이를 갈고 있었음을, 그는 알았습니다. 함께 지냈던 친구나 이웃들 중 한 사람도 그의 가까이에 없었습니다. 외삼촌 라반을 만나려고 가는 중이었지만,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 가운데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누워 잘 만한 천막조차 없고, 짐승의 위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정말로 모든 여건이 따분하여 자살하면 딱 좋을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밤에 야곱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늘나라로 이어진 사닥다리와 천사와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인생은 누구든지 혼자가 아닙니다. 자기와 하나님 나라 사이에 이어진 사닥다리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나라와 인생을 이어주는 사닥다리 같은 분입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오르락내리락 하듯이, 보혜사 성령께서 나를 하나님 세계로 이끄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자에게 동행과 축복을 약속해주십니다. 하늘나라에 닿은 사닥다리를 바라보십시오. 또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야곱을 독려하는 천사의 움직임을 주시하십시오. 주님은 인생을 지키시며, 위로와 복을 주시는 전능하신 분입니다.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는 일찍부터 믿음의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믿음의 가르침을 받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실존적으로 이제야 비로소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곳이 곧 하나님의 전이요 하늘의 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당신도 지금 이곳에서 영의 눈을 떠, 함께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20191229,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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