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로마서 7장 24절)
‘곤고한 사람이로다’라는 제목은 절망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로 들립니다. 바울 사도가 인간 내면을 드러내어 말하다 보니, 부정적인 표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의 속에는 선과 악이 공존합니다. 그 둘은 그냥 함께 있는 게 아니라, 계속하여 서로 대결 쟁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법을 따르려는 세력이 선이고, 죄의 법을 따르려는 게 악입니다. 하나님의 법을 따르든 악의 법을 추종하든, 이것을 선택하기가 간단치 않습니다. 사람이라는 하나의 존재 가운데서 둘이 대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나,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자꾸 하다 보면, 점차 절망적인 상태로 쳐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임산부는 태교를 위하여 어둡거나 슬픈 것들을, 특히 조심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보는 것이나 듣는 것뿐 아니라, 음식을 섭취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모두를 선별합니다. 현대인의 교육 문화도 역시 대체로 그러합니다. 바울 사도가 이천여 년 전 사람이라 그런 생각을 몰랐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성경 본문의 내용도 시대에 뒤떨어진 잘못된 것이므로, 폐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잘못된 것도 아니고, 폐기될 수도 없는 진리입니다.
인간 내면의 실존을 설명함에서, 어떤 것에 대해서는 말하고 어떤 것은 감출 수 없는 일입니다. 어린이에게 가능하면 좋은 것만을 보여줘야겠지만, 판단력을 길러주려면 사물과 사태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려줄 필요도 있습니다. 좋은 것만을 앎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갖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긍정과 부정을 모두 알게 함으로써, 정확히 판단할 힘을 가지게 해주어야 합니다. 신앙의 문제도 그와 꼭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일단 확인한 다음에 처리하는 게 순서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려면 환자의 상태를 일일이 검사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채로, 그저 좋은 약이라고 처방만 하면 어떤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는지 모릅니다. 웃음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상가에 가서 웃어 재끼기만 한다면, 그것은 안 될 일입니다. 사람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대치하여 영혼을 차지하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명심합시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입은 사람은 하나님의 법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법을 따라 살려고 하는데, 몸이 말을 잘 들어주지 않습니다. 몸은 과거 오랫동안 하나님의 법에 따르는 삶을 몰랐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죄의 법에 익숙하도록 방임의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여기서 몸 자체를 죄의 종으로 여기지 않도록 인식함도 중요합니다. 몸은 하나님이 주신 도구로서 영혼과 협력하여 삶을 영위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죄의 법은 무엇이고 죄를 행하는 육신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죄의 법은 성령을 거스르는 사탄의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죄의 육신은 사탄의 도구로 사용되는 죄성의 육신입니다.
바울 사도는 자기의 속에서 그 둘이 싸우고 있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그를 괴롭혔는지, ‘오호라, 곤고한 사람이로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위대한 사도가 인간 내면의 고통을 느꼈다니, 우리 가운데 누구인들 그렇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는 거짓말쟁이이거나,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은혜를 받지 않은 보통의 사람일 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가지는 고통은 사람을 절망으로 이끌지 않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예수의 영이 그와 동행하십니다. 예수의 영이 구원하시면, 아골 골짜기의 삶이라도 천국으로 바뀝니다. 바울은,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라고 말했습니다. ‘예수 눈’으로 내 속을 꿰뚫어 봄으로 하나님의 법을 따르는 내가 되도록 힘써봅시다.
(2021년 5월 16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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