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4장 10절)
신앙의 실제에는 고뇌와 환희라는 양면성이 들어 있습니다. 신앙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는 그러한 양면이 적용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피조물에게 주신 원리로서, 일반적인 상대성의 음양법칙에 속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죄인이라고 고백하면서도 구원받은 의인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통한 믿음이 질그릇에 담긴 보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복음이 가려진 멸망의 처지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영광의 믿음을 대조시켰습니다. 멸망과 질그릇의 입장에서 영광과 보물을 얻게 된 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우리는 보배를 질그릇에 가진 입장에 서있습니다. 보배와 질그릇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대상이지만, 믿음의 원리를 말하는 데 있어서는 아주 타당한 표현입니다. 누추한 걸인이 더럽고 찢어지고 더러운 걸레에 황금보화를 싸서 건네준다면,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그것을 기꺼이 받으려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엄청난 보화를 걸인이 자기에게 주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할 테니 말입니다. 질그릇에 보배가 담겼다는 것은 돼지 코에 금 고리라는 말처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사실의 표현입니다. 예수를 믿어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그런 말보다도 더 극단적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믿음에 대하여 그렇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질그릇 자체가 값지고 좋은 그릇이라서 거기에 보배가 담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이 질그릇을 그렇게 사용하겠다고 작정하면 보배가 담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믿음이라는 보배를 질그릇 같은 나에게 담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믿음 안에서 행하는 일들은 모두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원칙 하에서, 온갖 어려움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3차 전도여행을 하던 AD56년경 고린도의 성도들에게 두 번째로 이 서신을 보냈습니다. 1차는 소아시아 지역을 다녀온 것으로, 수리아 안디옥에서 출발하여 출발했던 그곳으로 돌아와 보고하였습니다. 2차는 역시 수리아 안디옥에서 출발하여, 유럽 땅 빌립보로 건너가 아테네와 고린도 그리고 에베소와 예루살렘을 거쳐 안디옥으로 돌아왔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2차 전도여행 당시에 바울의 전도로써 생겨났습니다. 바울은 2차 여행 직후에 3차 여행을 떠났는데, 1~2차 때 갔던 곳들을 돌아보며 교회를 든든히 세웠습니다. 그에게는 로마로 호송되어 수감되는 과정까지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여행길이었습니다. 그는 좋은 조건들을 모두 포기한 채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의 길을 자처했습니다. 그를 구원하시고 새롭게 하신 예수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셨습니다.
우겨 쌈, 답답한 일, 핍박, 거꾸러뜨림, 이런 모든 것들을, 바울은 복음을 위한 여정에서 끊임없이 겪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 번도 불평하거나 낙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뜨거운 열정으로 생애를 보냈습니다. 믿음에 서지 못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바울의 경우를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바울의 지인 베스도마저 변화한 바울을 두고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고(행26:24) 말했으니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식을 갖는 교인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들은 편하게 우대받으려고 교인노릇 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예수 고난을 짊어지려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아십니까? 예수의 생명이 자기에게 도무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예수의 생명이 없는 믿음이란 죽은 상태의 것입니다. 예수 고난을 짊어질 때 성령께서 속에서 역사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성탄이 온 세상의 명절처럼 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기독교인들의 수가 많아졌다고 하니 그것도 좋습니다. 하나님 믿는 이가 지도자로 뽑혔다니 반갑게 들립니다. 그러면 이제 절대로 필요한 게 있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죄인이 다른 사람 아닌 자기임을 언제나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게 새로이 주신 예수생명을 보여주며 살아야 합니다. 그게 인생의 사명입니다.
(2020년 1월 19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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