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 (사무엘상 3장 4절)
사사시대의 마지막 사사로서, 사사들 가운데서도 두드러진 인물이 사무엘입니다. 사무엘 선지자는 이스라엘 첫 번째와 두 번째 왕이 즉위하도록 그들을 찾아 기름을 부었습니다. 사무엘은 엄마의 젖을 뗀 후에 여호와의 성전으로 보내져 제사장 엘리의 슬하에서 성장했습니다. 사무엘의 부모인 엘가나와 한나는 하나님께 자식을 바친 대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를 떠나 살았던 사무엘도 보통사람이 아닙니다. 사무엘을 진심으로 아껴 양육해 준 엘리 제사장 또한 훌륭합니다. 하나님이 그 모두를 가능케 하셨습니다.
우리는 각기 부모, 자식, 스승, 제자 등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각 입장에는 다른 역할이 주어지고, 그에 따른 태도도 달라집니다. 그 모든 관계와 역할과 태도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위치에 섰든지 염려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았으나, 이방 민족들과의 싸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가체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시로 나타난 사사들에 의한 통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여호와 하나님이 그들의 주관자로서 사사들과 백성을 지도하셨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돌봄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부모를 잃거나 생활고 때문에 고생하는 아이들도 세상에는 많습니다. 사무엘에게는 유복한 부모의 가정이 있었으나, 그는 어려서부터 성전에 보내져 양육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뜻과 계획이 이루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인생을 다스리시는 주님의 손길은 어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생각에는 하나님이나 세상이 불공평한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시각에서는 모두가 마찬가지로 소중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나도 사무엘처럼 올바르고 훌륭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단, 사무엘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돼야 하리라는 뜻만은 아닙니다.
어린 사무엘은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성전에서 혼자 자면서 생활했던 것입니다. 충분히 보챌 만한 나이와 상황인데도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가망이 있는 사람은 주변 환경을 탓하기보다 주어진 삶의 여건을 감내하며 충실한 삶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그에게 반드시 길을 열어 주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린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사무엘아, 사무엘아~” 이런 음성이었을 것입니다.
자기를 부르는 음성을 들은 사무엘은, 엘리 제사장이 자기를 부른 줄로 생각하여 엘리에게로 갔습니다. 세 번씩이나 음성을 듣고 온 사무엘을 보자, 엘리는 하나님이 사무엘을 부르신 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부르시면,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이렇게 대답하라고 사무엘에게 일렀습니다. 역시 하나님이 다시 사무엘을 부르셨고, 사무엘은 엘리 제사장이 시킨 대로 대답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제사장 가정의 자녀들이 저지른 죄악과, 그에 대하여 내려질 형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가끔 “당신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보았느냐?”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부르시는 음성은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음성의 형태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여기 사무엘이 들은 음성은 우리가 보통으로 들을 수 있는 음성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처한 상황과 그 언어가 어떠하든, 누구나 들을 수 있도록 하나님이 부르십니다. 사무엘이 들은 음성은 당시에도 보편적인 게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하늘나라의 교훈을 말씀하시고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고 덧붙이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성령에 충만했던 사무엘은 여호와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교육과 경험의 부족 때문에 그것을 분간하지 못했습니다. 자녀를 하나님께 맡겨 영적 분별력을 길러주는 것은 부모나 스승의 책무입니다.
(2020년 5월 3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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