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게 간구하노라” (빌레몬서 1장 10절)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흔히 교과서적으로 말합니다. 실제로 그러한가를 묻는다면,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대답할까? 바울 사도는 철학과 교리로 그리스도를 전한 사도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믿음과 사랑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로마 옥중에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부탁하는 편지를 빌레몬에게 보냈습니다. 오네시모는 자기 주인 빌레몬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노예였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의 형제가 된 오네시모를 위하여, 정중한 자세로 빌레몬에게 부탁하였습니다. 부탁하는 이나 부탁받는 사람은, 소통할 만한 자질이 서로에게 반드시 요구됩니다.
빌레몬서에는 주요하게 바울, 빌레몬, 오네시모, 이들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바울은 지금 로마 옥중에 갇혀 있는 처지였습니다. 빌레몬은 바울의 평신도 동역자로서, 바울처럼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집안에 속한 노예였으나, 주인에게서 돈을 훔치고 도망쳐 나와, 로마 감옥에서 바울을 만나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가문, 학벌, 지위, 경력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할 때, 누구나 영적으로 형제자매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와 다른 것을 조금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기독교인이 되었음에도 그런 태도를 버리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적극적인 사랑을 행하지는 못하더라도, 차별과 질시의 마음은 품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식의 많음과 언변의 능력도 필요하지만, 실행하는 사랑의 믿음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바울은 전자도 후자도 모두 갖춘 사도였습니다. 그가 로마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것은,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어떤 범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는 사람은, 상황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일을 감사와 적극적인 의지로 대처합니다. 그러면 무언가 새롭고 유익한 길을 주님이 그에게 허락해 주십니다. 자유롭지 못한 옥중 생활에서도, 바울은 많은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오네시모는 바울이 갇힌 중에서 낳은 믿음의 아들이었습니다. 오네시모 또한 바울을 위한 심복으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바울은 몇 가지의 의도로써,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보냈습니다. 오네시모를 믿음의 형제로 받아 주기를 바라고, 주인의 승낙을 받음으로써 빌레몬의 선행이 자의적인 것이 되기를 기대하였으며, 합력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확장케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오네시모가 그리스도 밖에 있었을 때는, 노예 신분으로서 도둑이요 도망자인 죄수였을 뿐입니다. 따라서 그는 누구에게나 무익한 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바울에게나 빌레몬에게 유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믿음의 순전한 변화는 그렇게도 놀라운 것입니다. 사과 맛을 알려면 사과를 먹어 보아야 하듯이, 그리스도를 알려면 그리스도를 믿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으면,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바울의 교양과 신사도는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사도로서, 선생으로서, 바울은 빌레몬에게 지시하고 자기 뜻대로 행동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빌레몬의 승낙이 없이는 아무것도 자기 맘대로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빌레몬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바울이 결정하더라도 빌레몬이 따르겠지만, 바울은 빌레몬의 자의적인 선행을 원했던 것입니다. 스스로 하는 결정과 행동은 지속적인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젊은이가 진로를 선택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취미 생활과 사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절대명령에 관한 사항이 아닌 이상, 뭐든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 선택하도록 함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그의 앞날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교양과 미덕, 교육 방법을 바울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빌레몬서 전체는 오네시모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서신 내용입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새 삶을 얻은 오네시모를 사랑받는 형제로 받아들여 주기를 요청하되, 더욱이 바울 자신을 영접하듯이 그를 받아들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심지어 불의가 있거나 계산할 게 있다면, 바울이 대신 갚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기쁨과 평안을 바라며, 빌레몬이 기꺼이 부탁을 수긍하리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의 모습인지!
(2023년 2월 26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한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우 구원을 받으면 (0) | 2023.03.12 |
---|---|
내 이름을 더럽히는도다 (0) | 2023.03.05 |
에바 속의 여인 (1) | 2023.02.19 |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 (0) | 2023.02.12 |
피난처를 찾으리라 (0) | 2023.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