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히 거주하고 그의 후손은 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하였도다” (시편 102편 28절)
새해의 첫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었음을 기뻐하고 희망을 표현합니다. 떡국 한 그릇을 먹음으로 나이가 한 살 더 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곧 세상에서 살날이 한 해 줄었다는 뜻이고, 일할 수 있는 젊음의 시간이 적어졌다는 것과 같습니다. 전도서의 결론대로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고 각성 분발하는 지혜로운 처신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본편의 기자는 마음이 상하여 곤고(困苦)한 가운데 그 근심을 주님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감사와 찬양의 삶은 고통을 겪은 이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는 중년의 때에 하나님이 데려가지 마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런 기도를 드리게 된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육체가 쇠약해짐을 느꼈고, 또한 생명의 길이가 줄어들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유한성을 느낌과 동시에, 대대에 무궁한 주님의 연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깨닫는 것이나 시편 기자가 깨닫는 것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특별히 차이 나는 게 있다면, 하나님께 기도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것과 더불어 하나님의 영원성을 알았다는 사실입니다. 믿음과 불신은 한 올 차이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와 권능의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그는 고백했습니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는 요즘 세상입니다. 더군다나 나이가 든 이들은 경험과 아울러 고집이 쌓여서 자기주장이 매우 강해집니다. 그래서 그들은 남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뭔가를 말하려면 아는 게 너무도 많아서 상대조차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TV 때문에 척하면 만물박사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것은, 생각이 자신에게만 머물다 보니 희망과 용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도리어 절망과 무기력에 빠져 죄를 짓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인 그리스도인은 절망의 상황에 놓여서도 희망과 감사를 노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근거 없이 외치는 희망 같은 것들이 아닙니다. 모든 현상은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는 분의 의지 가운데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그들은 믿습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원만한 결말에 이를 줄로 기대합니다. 또한 그 결말은 하나님의 선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긍정적 결과임을 알고 있습니다. 2020년 한 해를 우리는 매우 힘들게 보냈습니다. 그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또 새로운 해를 맞았습니다. 이것저것 말하자면 희망을 둘 만한 게 보이지 않는 주변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희망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창조와 권능의 주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희망을 지니되, 세상의 것들에 대한 기대를 가능하면 줄이는 게 좋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먹을 것과 입을 것 등의 물질적인 요소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많은 이들이 이렇게 볼멘소리로 말할 것입니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라고 말입니다. 진정으로 예수를 믿는 이라면, 자기 마음에 아닌 것 같아도 “너희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 하신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이방인이 구하는 의식주 문제만을 위해 기도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가리켜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 “주는 여상(如常)하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다.”라고 기자는 고백하였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 우리의 주님 예수는 창조의 때에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치 않고 존재하시며 만유를 다스리십니다. 사람들은 자기를 믿지 못하듯이 하나님도 믿지를 못합니다.
주님은 나를 택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생명과 축복의 약속을 분명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면 언젠가 그 약속을 모두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원하는 게 당장 눈앞에 코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믿음을 져버리는 태도는 주님께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주님을 굳게 의지한다면, 어둡고 불행한 상황이 물러가고 복된 날이 올 것입니다.
(2021년 1월 3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한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수의 손에 넘기셨으매 (0) | 2021.01.17 |
---|---|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0) | 2021.01.10 |
다른 복음은 없나니 (0) | 2020.12.27 |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심 (0) | 2020.12.20 |
몸과 영혼을 멸하시는 이 (0) | 2020.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