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디모데후서 4장 11절)
사도 바울은, 신약성경을 비롯한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입니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극적인 생애를 보냈습니다. 극심히 예수를 반대하고 믿는 자들을 핍박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변화하여 과거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일반적 시각으로 결코 이해가 안 될 만큼, 변화 후 그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목숨 걸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황혼의 시기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영혼이 총명해도, 육신의 노쇠는 몸과 생활을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다 가깝던 사람들마저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훌륭한 사람은 모든 면에서 완벽할 것이라는 인식을 남에게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고 완벽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그는 흠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죄인 중에 괴수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를 믿기 전에 그랬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예수를 믿은 후 복음을 위해서 일할 때도 매우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전도 여행에서 마가라 하는 요한을 데리고 갈 것인지 말 것인지, 바나바와 심하게 다툰 적이 있었습니다. 선의적인 의견 대립이었지만, 원만하지 못한 성격적 결함을 보여 준 사건이었습니다. 지위 고하, 지식 유무를 막론하고 누구나 하나님 앞에서 완전하지 못하므로, 자기를 바라보며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신과 함께했던 이들을 생각했습니다. 떠올린 이름들은, 데마, 그레스게, 디도, 누가, 마가, 두기고, 알렉산더 등이었습니다. 데마는 세상을 사랑하여 바울을 떠나 데살로니가로 간 사람입니다. 그레스게는 갈라디아에서 바울과 함께 활동했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디도는 이방인이었으나 에베소에서 바울과 만난 후,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고린도, 그레데, 달마디아에서 일했습니다. 누가는 지금 바울과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데마와 알렉산더는, 바울의 마음에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세상에 살면서 누구나 때에 따라 생각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데마 같이 ‘세상을 사랑하여’ 변심하는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또한 구리 세공 알렉산더처럼 그리스도의 일꾼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든 복음 사역을 돕는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울은, 일의 협력을 위하여 마가를 데려오도록, 디모데에게 요청했습니다. 과거에 마가와의 전도 동행 문제로 심하게 다투고 바나바와 결별했을 만큼 바울은 마가를 용인하지 않았었으나, 이제는 마가를 받아들이려 생각하였습니다. 짐작하건대, 유익한 사람으로 변화된 모습을, 마가가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얼마나 변화하느냐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것은 바울 자신의 경우뿐만 아니라, 마가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날 얼마나 잘했느냐 못했느냐보다, 그리스도의 사람으로서 지금 얼마나 어떻게 변화되어 살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진실한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위해서, 현재에 의롭게 살기를 우리에게 원하십니다.
남에게 도움을 못 줄망정 해롭게 하는 자는, 그야말로 기생충 같은 존재입니다. 누구에게든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하되, 그리스도의 일꾼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더욱이나 삼갈 일입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가룟 유다는 돈궤의 관리를 맡았으나, 사실상 그는 도둑이었습니다. 그는 돈을 훔치는 것도 모자라, 결국에 스승의 목숨마저 은 삼십에 팔아넘기는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구리 세공업자 알렉산더는 바울에게 많은 해를 끼쳤으므로,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를 경계시켰습니다.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이지만, 사람은 힘써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위해서 유익한 자가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은 목회자만의 임무가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인 모두의 사명입니다. 목회자는 대개 일반적 일을 못 하고, 복음 사역에 몰두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이 목회자에게 마땅히 협력해야 합니다. 과거에 어떠하였든지, 이제부터는 그리스도를 위한 유익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기도와 물질로써 서로 힘을 모으도록 합시다.
(2022년 6월 26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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