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가 모든 백성 위에 서서 그들 목전에 책을 펴니 책을 펼 때에 모든 백성이 일어서니라” (느헤미야 8장 5절)
대부분의 설교는 간증이나 강의의 형태로 행해집니다. 신앙적 경험을 객관적으로 발표하는 행위가 간증입니다. 그리고 강의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공개적 설명의 행위입니다. 설교를 듣는 이들은 유명하고 박식한 설교자를 대개 선호합니다. 또한 설교자는 흔히 자기의 경험과 지식과 권위를 내세우려는 태도를 내보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과 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들은 의식하지 못합니다. 교회와 신앙의 색깔은 그런 문제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전도와 목회指導의 구분을 못하는 게 교회의 상황입니다.
에스라 선지자는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사로서(스7:6), 유다인의 바벨론유수 후 2차 귀환(BC458) 때 예루살렘에 돌아와 자기 민족을 지도하였습니다. 느헤미야는 바사 왕 아닥사스다의 관원이었다가 유다의 총독으로 3차 때(BC444)에 귀환하였습니다. 에스라는 백성들의 영성을 위한 일을 맡았고,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전의 건축을 맡아 일했습니다. 동시대의 그들은 하나님의 은사에 따라 주어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자기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들의 활동은 그리스도인과 교회지도자의 직분이행에 대한 이상적 전형을 보여줍니다.
에스라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의 율법 책을 듣게 하였습니다. 모세의 율법 책은 성 삼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기본서로 하나님 말씀을 대표하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로마서 10장 17절에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들음의 중요성을 말해줌과 아울러, 그리스도의 말씀이 모든 성경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별명은 임마누엘과 로고스입니다. 임마누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이고, 로고스는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이 육신의 세상에 내려오셨고, 지금도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계신 분이 그리스도 하나님입니다. 또한 성경은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책이고, 성령께서 사람의 영혼에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성경을 들음으로 사람들의 영혼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육신의 먹을 것 때문에 생명을 바치는 반면, 영혼의 삶을 위해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에 앞서 사십 일을 금식하신 후에 주리셨습니다. 그 때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고 유혹했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4:4)고 대답하셨습니다. 육에 속한 사람은 떡으로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여 먹을 것만을 위해서 일생을 바칩니다. 그러나 영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 말씀을 먹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그는 항상 성경을 읽으며 그리스도의 영이 자기 속에 계심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기도하고 생활함으로, 주님께 자신을 제물로 드리는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백성의 앞에서 율법의 책을 펼 때 모든 백성이 일어섰습니다. 그들이 일어선 것은 그다지 특별한 모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국가를 부를 때 또는 교가나 군가를 부를 때 결의에 찬 부동자세를 취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일어서는 것은 정중한 예의, 각오를 다지는 자세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거나 예배를 드리는 것은 강연을 청취하는 행위나 오락을 위한 모임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하나님의 면전에 서는 행위, 하나님께 자신을 제물로 드리는 구별된 시간의 儀式, 삶을 바치기로 주님께 약속하는 시간입니다.
간증이나 강연이 신앙에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을 듣거나 예배하는 것이 간증과 강연을 듣는 것처럼 인식되어서는 안 됩니다.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풀어 전달하는 것이므로 설교자의 경험과 지식이 활용됩니다. 그렇더라도 경험과 지식이 설교의 중심은 아닙니다. 설교자의 권위를 내세우지 말고 그리스도의 구원을 알리며, 하나님 말씀을 경청하는 예배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2020년 7월 12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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