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백성을 위하여 속죄제를 드림과 같이 또한 자신을 위하여도 드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히브리서 5장 3절)
예배를 집례하고 설교를 하는 목회자에 대하여 한 가지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목회자가 자신을 오해하기도 하고, 남들이 목회자에 대해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오해는 목회자를 하나님의 대리자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존중의 의미에서 목회자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과도한 존중은 그릇된 권위주의로 나아가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대제사장은 오직 예수입니다. 목회자는 그리스도 교회의 일원으로 지체의 역할을 하는 것뿐입니다. 교회의 오류는 예배와 직분에 대한 오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구약시대의 유대교에는 제사장과 대제사장의 직분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을 위한 제사를 주관하였습니다. 제사장들 가운데는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처럼 신앙 없는 악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를 위해 올바른 자세로 일하지 않았고, 규례를 지키지 않았으며, 성전을 더럽히는 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렀습니다. 대제사장들 가운데에도 그와 같은 악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십자가 사건 때에 예수를 잡아 처형하려 했던 세력의 대표가 그들 대제사장과 장로들이었습니다. 그 얼마나 안타깝고 통탄한 일입니까?
대제사장들은 사람 가운데서 선택되고 세움을 입어 하나님께 예물과 속죄제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백성을 위하여 앞장서는 그들의 권위가 굉장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분명히 알아야 했던 점은, 백성들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속죄제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의 사정을 알 수도 있다”는 말이 대제사장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예수께서 모든 사람을 위한 대제사장이 되실 수 있었던 것도 그가 人子로 세상에 태어나셨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원죄만 없으셨을 뿐, 그는 아기 예수로 태어나 삶의 모든 질고를 친히 겪으셨습니다. 사람의 고난이 무엇인지 이해하셨으므로 대제사장의 역할을 맡으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속죄제였습니다. 백성들을 위한 예수의 대속(代贖)은 하나님의 영원한 뜻입니다.
속죄제는 모든 제사의 중심입니다. 속죄가 없이는 용서와 화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이 둘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구원은 그 두 가지의 내용이자, 둘이 합쳐진 하나의 결과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을 믿고 누리는 자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예배는 언제나 속죄와 부활의 바탕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넓은 의미의 예배는 모든 삶이고, 주일예배는 부활의 성일(聖日)인 일요일에 진행되는 협의(狹義)의 집중(集中)예배입니다. 둘 가운데서 어떤 예배이든 거기에는 속죄와 부활이 어우러져 있어야 합니다.
예수는 멜기세덱의 반차(班次)를 좇은 대제사장이라 칭함을 받으셨습니다. 시편 기자는 멜기세덱을 가리켜 다윗 계통의 왕으로서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칭하였습니다(시110:4). 예수는 육신으로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으며, 사람 가운데서 세움을 입은 제사장이 아니라 거룩하고 완전한 대제사장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향해 심한 통곡과 눈물의 간구와 소원을 올렸습니다. 모든 사람의 사죄를 위한 회개와 구원의 요청을 드렸으므로 우리는 예수 안에서 생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원죄가 없으신 완전한 대제사장이므로 자신을 위하여 드릴 제사는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와는 달리 구약의 대제사장들은 백성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속죄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구약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신약시대에 이르러 구약시대의 제도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해졌습니다. 이 시대의 교회에는 그리스도 외의 대제사장이 없습니다. 구약의 대제사장이 불완전할 뿐 아니라, 신약의 목회자도 다른 신도들과 똑같이 불완전합니다. 그리스도 복음의 일꾼으로 세움을 입은 지체로서, 예수 이름으로 자신을 위한 속죄제를 드리는 것이 예배와 직분의 진정한 자세입니다.
(2020년 10월 11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한글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가 있는 새 하늘과 새 땅 (0) | 2020.10.25 |
---|---|
여러 족속을 미혹하느니라 (0) | 2020.10.18 |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0) | 2020.09.27 |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 (0) | 2020.09.20 |
그같이 배우지 아니하였느니라 (0) | 2020.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