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 자손이 모세의 말대로 행하매 이 날에 백성 중에 삼천 명 가량이 죽임을 당하니라” (출애굽기 32장 28절)
잘못에 대한 징벌은 분명하게 행해져야 합니다. 이해와 관용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저지른 불신앙과 방종의 죄에 대하여, 하나님은 철저한 징벌을 내리셨습니다. 그 벌은 야박하고 처참하고 잔혹해 보였습니다.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여길 수 없을 만큼 무섭게 벌을 내리셨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진정 거듭나려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아야 하되, 잘못의 징계 과정도 거기에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제련을 통해 순금이 나오는 것과도 같은 원리입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머물고,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 계명의 돌판을 받았습니다. 모세의 하산이 늦어지자 백성들은 불안하여 신을 만들자고 아론에게 요구하였습니다. 아론은 백성들에게 금붙이를 가져오게 하여 금 송아지를 만들었고, 그것에게 경배하며 축연을 벌였습니다. 그들은 여호와의 이름을 빙자하였으나, 실상은 여호와께서 명령한 길을 떠나 있었습니다.
글로써 새겨진 계명의 돌판을 받은 것은, 하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을 후대에 증거로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십계명의 돌판을 기점으로 하여 역사와 율법과 시문학과 예언의 기록을 통해 구약 성경의 말씀이 우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생명을 살리시려고 모세를 통해서 축복의 계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시각에 이스라엘은 불신앙의 방자한 놀음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불신앙 태도는 곧 우리네 인생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과 기사를 여러 차례 보아왔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경험을 할 때면 그들은 신앙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그것도 잠시일 뿐 돌아서면 다른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성경은 사람의 언어로 적힌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그 표현이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와 백성을 위한 모세의 요구 그리고 처참한 징벌 같은 것은, 사실의 기록이면서도 표현은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성들의 죄목은 불신앙의 방자한 행위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을 이행하는 역할을 레위 족속이 맡았습니다. 불신앙과 방자한 행위는 별개가 아닌 상통하는 것으로서, 사람이 저지르는 모든 잘못의 근본적인 죄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예수를 믿지 않는 게 무슨 잘못이냐? 믿음의 문제는 자유인데, 도덕적으로만 올바르게 행동하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말합니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될 수 없는 게 그러한 생각입니다. 창조의 하나님이신 여호와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근본적인 커다란 죄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지 않은 채 사는 사람은 자신이 알게 모르게 방자한 행위에 젖어 들게 됩니다.
레위 인은 칼을 지니고 이리저리 휘둘러 이웃과 친구와 형제를 삼천 명쯤 죽게 하였습니다. 레위 인은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위한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위하여 활동하는 현대의 레위 인들도 그리스도의 교훈에 따라 일합니다. 여기서 백성들의 피 흘림은, 여호와께 드리는 희생의 헌신을 뜻합니다. 피는 생명이고 생명의 근원은 창조의 하나님입니다. 죄 문제의 해결은 피 흘림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 흘려 제물이 되셨으므로, 인류의 죄를 대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피 흘림은, 신약시대에 보여질 그리스도의 대속(代贖)을 예시(豫示)합니다. 그리스도 없이는 사죄도 없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리스도인 삶의 과정에는 죄행과 징벌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수를 믿으면 기쁨과 감사와 평안(平安)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것만 기대한다면 오산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있는데도 그냥 묻어지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게 있다면 목숨을 끊는 것 같은,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새롭고 참된 은혜의 기쁨과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21년 8월 29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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