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 함과 같으니라” (누가복음 3장 6절)
세례 요한의 임무는 공생애에 출현하는 예수님을 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광의적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례 요한과 똑같은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별히, 목회 사역을 맡은 지도자는 세례 요한이 보인 사명의 삶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의 역할과 생애는 다른 사도에 조금도 뒤지지 않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헤롯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기까지, 그는 오직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였습니다. 그가 외친 것은, ‘회개’와 ‘하나님의 구원’이었습니다. 요한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은 영혼의 고결하고 강인한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보다 여섯 달 먼저 출생하였습니다. 요한의 부모는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는 의인이었는데, 나이가 많아져서야 겨우 자식을 얻었습니다. 아들을 달라고 기도하던 아버지 사가랴가 순차대로 제사장 직무를 행할 때, 아들 출생의 약속을 천사에게서 들었습니다. 요한이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주님을 위한 준비의 사람이라는 말을, 천사가 사가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요한은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된, 하나님의 일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신탁(神託 oracle, divine message)이나 지명을 받는 것은, 특정인에 한한 일이라고 흔히 생각합니다. 일리 있는 생각이지만, 그것은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의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가능한 일입니다.
요한의 성장 과정에 관한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공생애 시작 때에 출현한 요한은,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생활하였고, 회개와 구원을 외쳤습니다. 그리스도인이나 목회자가 요한의 생활과 행동을 반드시 그대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모습은 우리 삶의 훌륭한 귀감(龜鑑)이 됩니다. 그는 탐식하지 않았으며, 자연의 먹거리를 섭취하고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 ‘세 번째 자정미사 - 성탄절 이야기’에 나오는 발라게르 신부는 칠면조 잉어 송어 꿩 고기와 와인 등을 탐식한 나머지 성탄절 미사 집례를 소홀히 하였고, 탐식 후 끔찍한 발작을 일으켰고 회개할 틈도 없이 밤사이에 죽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중세 성직자의 타락한 일면을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먹을 것을 탐닉(耽溺)하여, 그것을 낙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먹고 마시는 게 삶의 재미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육신의 즐거움보다 영적 행복과 보람을 얻고자 노력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세례 요한이 외친 메시지는,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너희’는 요한 앞에 있는 모든 사람입니다. 그리고 ‘주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뜻합니다. 또한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는, 그리스도의 오심을 ‘긍정적’으로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사람은 복음을 들어야 합니다. 누구는 듣고 누구는 들을 필요가 없는 ‘예수 복음’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영적으로 병든 자이므로, 그들에게는 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원이 꼭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의 마음 문을 계속 두드리십니다. 그는 심령에 들어와 함께 머물기를 원하십니다.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면, 회개와 고백에 따른 기쁨과 평안과 힘을 얻습니다. 성령의 세례를 받은 변화는, 단순히 이론의 깨달음이 아니라, 영혼 속에서 하나님과 교류하는 살아 있는 기도의 삶입니다.
요한에게 나아온 이들은,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엄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한은 그들에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남이 듣기에도 너무도 심한 질타를 당했습니다. 예수 앞에서 회개하지 않는 영혼은 하나님의 책망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주님께 회개해야 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살아야 합니다. 회개도 열매도 없는 것은, 죽은 영혼의 삶입니다.
인생은 하나님이 세상에 심으신 나무와도 같습니다. 나무가 열매를 맺어야 하듯이, 인생은 하나님이 주신 탤런트대로 자신의 가치 창출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끼에 찍혀 불에 던져지는 나무처럼 될 것입니다. 자신이나 자식의 육신만을 위하여 시간과 정력을 모두 바치지 맙시다. 이웃을 생각하고 공익을 도모하되, 강탈과 거짓을 저지르지 맙시다.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은 이들이여, 불의한 세상을 좇지 말고, 주님의 의를 따라서 삽시다.
(2022년 8월 21일, 예수제자원 예수제자교회 Koonoh쿠노 오호택 세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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